‘호러 역사상 가장 기발한 저주’라는 문구는 좀 오버다.

<팔로우>의 아이디어는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반짝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제법 신선하다. <스크림>이나 <캐빈인더우즈>처럼 공포영화의 법칙을 틀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나이트메어>나 <13일의 금요일>처럼 도식적인 것도 아니고, 공포영화에서 상상할 수 있는 수준과 기대치의 중간쯤에 있다.

만족하는 사람은 만족할 것이고, 화내는 사람은 화낼 것이다. ‘성관계’로 옮겨다니는 귀신 또는 저주라니, 이건 너무 극악하다. 섹스가 타락과 방종의 상징인 것만도 아닌데 성매매도 아니고 원나잇도 아니고 연인과 사랑을 나눴다는 이유로 귀신이 붙는다면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어느 평론가는 ‘성병’에 비유했다는데 성병은 치료약이라도 있지 모습을 바꿔 따라다니는 저주는 어떻게 물리친단 말인가. 흥미로운 건 주인공인 제이와 친구들의 관계다. 제이는 꽤 예쁜 소녀고, 남자들은 제이를 좋아하고 사귀고 싶어하고, 본인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제이의 동생 켈리는 날씬하고 예쁜 언니 때문에 자신의 통통하고 평범한 외모가 비교돼 스트레스지만, 언니를 질투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남매의 동네 친구인 야라와 폴은 외모 면에서는 켈리보다 더 딸리고, 아마도 이들은 버진인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제이가 데이트하러 나간 동안에도 세 명은 모여서 카드놀이나 티브이를 보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제이가 저주를 받아 괴로워할 때도 결코 그녀를 피하거나 버리지 않고, 오히려 내내 함께 있거나 귀신 또는 저주를 물리치기 위해 고생을 감내한다.

저주 또는 귀신의 형태가 당사자가 아니라도 주변 사람들도 인식할 수 있어 납득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 했을 것이다.

또는 사랑 때문인지도 모른다. 폴은 어린 시절부터 제이를 좋아했지만 그녀와 사귀진 못한다. 제이에게 데이트를 청하는 남자들은 모두 폴보다 외모도 뛰어나고 매너도 좋으며 남성적 매력이 철철 넘친다. 폴에게 그동안 제이는 오르지 못할 나무였다. 그러나 제이가 저주에 걸리면서 폴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10대 시절의 사랑은 부모나 가족보다 상대만 보이는 법, 폴은 제이를 대신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할 수 있다.

아무리 피하고 달아나도 어떻게 할 수 없어 제이는 폴과 섹스한다.

그러나 그렉의 경우처럼 폴을 죽게 내버려둘 수 없어 둘은 함께 다니게 된다. 제이나 폴, 둘 중 한명은 사람의 모습을 한 저주를 알아볼 것이고 함께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둘은 서로 사랑하게 될 것이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섹스라면 이 저주를 풀 방법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믿지 않고서야 이 영화를 본 후 따라다닐 찜찜함에서 벗어날 수 없을 테니.

김민정 기자  aeonc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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