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개막하는 제7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조재현 집행위원장과 전성권 프로그래머가 올해 상영작 가운데 각 10편의 작품을 추천했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다큐영화가 낯선 관객들을 위해 조금 더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했으며, 전성권 프로그래머는 다큐영화를 많이 관람한 사람들이 더욱 심오한 주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섹션에서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소개했다.

먼저,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나는 선무다’와 특별상영작 ‘에필로그’를 추천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아담 쇼버그 감독의 ‘나는 선무다’는 ‘경계가 없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탈북 화가 ‘선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활동하며 개인전을 준비하던 중 가족과 친구들이 위험에 처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다. 영화는 ‘선무’의 작품세계를 통해서 들여다 본 남북한의 불편한 관계 그리고 예술적 자유와 인류의 보편적 가치,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별상영작 ‘에필로그’는 ‘오래된 인력거’로 아시아권 최초로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영화제에 진출해 한국 다큐멘터리를 세계 무대에 알렸던 故 이성규 감독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영화이다.

조 집행위원장은 “이성규 감독은 독립PD협회 초대회장으로 DMZ영화제에도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감독으로, 영화제를 통해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필로그’는 ‘사이에서’, ‘길위에서’, ‘목숨’ 등의 이창재 감독 작품이다.

이와 함께 ▲제3제국의 가장 유능한 인물 중 한 사람이었던 친위대의 수장 하인리히 히믈러에 대해 파헤친 ‘숭고한 나치’(국제경쟁) ▲유럽의 쓰레기매립지인 모스크바 인근 스발카구역에 사는 11살 소녀 율라의 이야기 ‘그러나 삶은 지속된다’(국제경쟁) ▲성노동자와 위안부 문제를 교차시키는 ‘레드 마리아2’(국제경쟁) ▲세월호 사건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오랜 모순을 되짚는 ‘업사이드 다운’(한국경쟁) ▲1968년 미국 TV정치토론의 새로운 역사를 썼던 두 정치논객의 감동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볼 수 있는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글로벌비전)를 추천했다.

이 외에도 조 집행위원장은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에 대해 탐구하는 ‘러시안 딱따구리’(글로벌비전) ▲미국 노스다코다에 있는 작은 마을사람들이 악명 높은 백인우월자를 쫓아내는 이야기 ‘웰컴 투 리스’(글로벌비전) ▲희귀암 판정을 받은 26살 청년의 도전을 그린 ‘뚜르, 잊혀진 꿈의 기억’(한국쇼케이스) 등 총 10편을 추천했다.

이어 전성권 프로그래머는 총 10편의 추천 영화 가운데, 특히 ‘북녘에서 온 노래’(분단 70년 특별전)와 ‘B-무비: 서베를린의 환희와 사운드’(글로벌비전)를 강력 추천했다.

분단 70년 특별전으로 상영되는 유순미 감독의 ‘북녘에서 온 노래’는 북한을 세 차례 방문했던 감독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북한 주민의 일반적인 심리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그리고 있는 에세이이다. 현재 미국 메스추세츠 예술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유순미 감독은 영화제 기간 중 내한해 분단 70년 특별전 부대행사인 주제포럼 ‘DMZ, SHOOT the DMZ 디엠지가 묻고 다큐가 답하다’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B-무비: 서베를린의 환희와 사운드’는 70년대 말, 베를린의 음반 제작자이자 밀리터리 스타일의 숭배자인 마크 리더가 경험한 모든 것을 방대한 이미지와 오디오 자료를 통해 전달하는 음악다큐로, 프로듀서이자 뮤지션인 마크리더가 직접 내한해 ‘아티스트 토크&강연’까지 진행할 계획한다.

전 프로그래머는 “서베를린의 클럽 문화, 흔치 않은 어반 일레트로닉 음악에 대해 보고 들을 수 있어 영화 팬 뿐만 아니라 음악 팬들에게도 흥미로운 영화가 될 것이다”고 추천했다.

이와 더불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점령한 이스라엘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검열된 목소리’(국제경쟁) ▲소말리아 반군 조직에 가담한 한 무리의 소말리아계 덴마크 젊은이들에 대한 다큐 ‘알 샤바브의 전사들’(국제경쟁) ▲중국 쓰촨주 절벽에 숨겨진 작은 마을의 초등학교에 26년간 대리교사로 일한 선생이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 상황을 담은 ‘하늘의 가장자리에서’(아시아경쟁)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불온한 당신’(한국경쟁) ▲록키 캘리포니아 사막의 작은 군부대 마을의 외로움을 담은 ‘킬링 타임’(글로벌비전)을 추천했다.

이 밖에도 ▲UN사무국과국방부, 항공우주국의 전문가들을 만나며 우주와 외계생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 ‘더 비지트’(글로벌비전) ▲1960년대 말 독일적군파(RAF)를 탄생시킨 정치적 급진주의의 연대기를 다룬 ‘독일청춘’(아트앤다큐) ▲4장의 런던 증권거래소 사진으로부터 출발해 19세기 자본주의 경제운동까지 이야기를 확장시키는 아트 앤 다큐 부문 상영작인 ‘이미지의 자본론’(아트앤다큐) 등 10편의 영화를 추천했다.

한편,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가 주최하는 제7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오는 16일 고양 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 전야제를 연다. 이어 17일 민통선 내 캠프그리브스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24일까지 8일 동안 다채로운 다큐멘터리 축제를 펼칠 예정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영화제에는 43개국에서 초청된 102편이 17일 파주시 민통선 지역의 캠프그리브스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24일까지 8일 동안 파주시 메가박스 출판도시 등지에서 개최된다.

김영진 기자  dorolo@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사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