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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 배다리 시낭송회 - 故 문익환 시인조국의 통일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시에 담다

제 128 배다리 시낭송회 - 故 문익환 시인

조국의 통일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시에 담다

제128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4월 27일(토) 오후 2시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동에 위치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문익환 시인의 시를 낭송하면서 이 땅의 어른이셨던 고인을 기억했다.

문익환 시인은 1918년 6월 1일 만주 북간도에서 출생하여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후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공부했다. 1955년부터 한국신학대학 교수, 한빛교회 목사로 활동하였다. 1968년부터 신구교 공동 구약 번역책임위원으로 있으면서 성서를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번역을 했고 그 과정에서 시인이 되었다. 저서로는 시집 <새삼스런 하루> <꿈을 비는 마음> <난 뒤로 물러설 자리가 없어요> <두 하늘 한 하늘> <옥중일기>, 옥중 서한집 <꿈이 오는 새벽녘> <목메는 강산 가슴에 곱게 수놓으며>, 민중신학서 <히브리 민중사> 등을 발간했다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님은 문익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꿈을 비는 마음’을 읽으면서 고인을 시낭송회에 모셔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4월 시낭송회에 문익환 시인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전하면서 문익환 시인의 시는 통일의 염원속에 민족의 얼을 회복하는 생명정신의 근본적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서 이 시대에 우리들이 그분의 시를 낭송하면서 그 정신을 되새겨보는 시간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문익환 시인의 시를 접해본 적이 없지만 통일을 염원하고 민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긴 시를 낭송하면서 나라와 민족, 분단의 현실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129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2019년 5.25일(토) 2시에 정민나 시인과 문하생들이 함께 하는 시진행된다.

 

꿈을 비는 마음

                  문익환

개똥같은 내일이야

꿈 아닌들 안 오리오 마는

조개속 보드라운 살 바늘에 찔린듯한

상처에서 저도 몰래 남도 몰래 자라는

진주같은 꿈으로 잉태된 내일이야

꿈 아니곤 오는 법이 없다네.

 

그러나 벗들이여!

보름달이 뜨거든 정화수 한 대접 떠 놓고

진주같은 꿈 한 자리 점지해줍시사고

천지신명께 빌지 않으려나!

 

벗들이여!

이런 꿈은 어떻겠소?

155마일 휴전선을

해뜨는 동해바다 쪽으로 거슬러 오르다가 오르다가

푸른 바다가 굽어보이는 산정에 다달아

국군의 피로 뒤범벅이 되었던 북녘 땅 한 삽

공산군의 살이 썩은 남녘 땅 한 삽씩 떠서

합장을 지내는 꿈,

그 무덤은 우리 5천만 겨레의 순례지가 되겠지.

그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다 보면

사팔뜨기가 된 우리의 눈이 제대로 돌아

산이 산으로, 내가 내로, 하늘이 하늘로,

나무가 나무로, 새가 새로, 짐승이 짐승으로,

사람이 사람으로 제대로 보이는

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

 

그도 아니면

이런 꿈은 어떻겠소?

철들고 셈들었다는 것들은 다 죽고

동남동녀들만 남았다가

쌍쌍이 그 앞에 가서 화촉을 올리고

- 그렇지, 거기는 박달나무가 있어야지 -

그 박달나무 아래서 뜨겁게들 사랑하는 꿈, 그리고는

동해바다에서 치솟는 용이 품에 와서 안기는 태몽을 얻어

딸을 낳고

아침 햇살을 타고 날아오는

황금빛 수리에 덮치는 꿈을 꾸고

아들을 낳는

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

 

그도 아니면

이런 꿈은 어떻겠소?

그 무덤 앞에서 샘이 솟아

서해 바다로 서해 바다로 흐르면서

휴전선 원시림이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만주로 펼쳐지고

한려수도를 건너뛰어 제주도까지 뻗는 꿈,

그리고 우리 모두

짐승이 되어 산과 들을 뛰노는 꿈,

새가 되어 신나게 하늘을 나는 꿈,

물고기가 되어 펄떡펄떡 뛰며 강과 바다를 누비는

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밝고 싱싱한 꿈 한자리

평화롭고 자유로운 꿈 한자리

부디 점지해 주사이다.

최용백  100yong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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