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로 신인감독임에도 영화의 끝까지 긴장감을 조율하며 연출과 작품성과 흥행 면에서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던 김성훈 감독의 신작 '터널'은 제한되고 한정된 공간에서도 능숙한 뛰어난 연출이 빛을 발휘한다.

'터널'을 보면 자연스럽게 2014년 4월 16일의 그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세월호 사건이다.

많은 국민의 기억에 잊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은 세월호 침몰 사건은 정부의 무능한 대응으로 인해 더 많은 소중한 생명들의 목숨이 안타깝게 차디찬 바닷속으로 사라져 갔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체 인양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정확한 원인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

영화속 터널 붕괴 사고에 대처하는 정부의 태도 역시 무능하고 미온적이고 사고 현장에서 기념 사진이나 찍는 등 한숨과 분노가 나오게 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그 비판의 무게감이 조금은 가볍다 하여도 말이다.

사고로 인해 한정된 공간에 갖혀진 주인공과 그의 부인. 그리고 그를 구하려는 구조대 등 많지 않은 서사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야 하기에는 어차피 한계가 있는 점은 이 영화의 장점이자 아쉬움이기도 하다.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의 '베리드', 패트리시아 리건 감독의 '33', 대니 보일 감독의 '127시간' 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긴장감이 조금은 약한감이 있지만 재난과 생존이라는 상황속에서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 감동을 적절히 버무린 김성훈 감독의 연출력은 신인 감독의 두번째 작품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김성훈 감독의 연출력에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의 능수능란한 연기력은 영화를 지탱하는 가장 큰힘이기도 하다. 특히 제 2터널의 발파로 인해 다시 무너져 내리늩 터널안에서 크락션을 미친듯 눌러대며 절규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적절한 감정선과 긴장감을 전해주며 한국사회에 뿌리깊은 박혀있는 안전불감증은 물론 그것을 대하는 언론과 정치인들, 지역과 개인 이기주의적인 모습을 비판하며 경종을 울려주는 점은 충분히 주목할만 하다.

박병우  i2da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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