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선생 필체(제공 GS칼텍스)

1919년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장례식을 빌미로 일어난 3.1운동은 좌절에 빠져있던 민족 지도자들로 하여금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큰 꿈을 꾸게 했다. 일찍이 근대화에 눈을 뜬 일본은 조선과 경제적, 군사적 격차를 벌여왔고 이러한 힘의 불균형은 일본의 일방적 통치에 큰 저항 없이 묵인되었다.

당시 친일파였던 고위직 인사들은 조선의 열악함으론 도저히 일본을 이길 수 없음을 직감했고 조선의 운명을 일본에 고스란히 맡겼다. 이런 와중에 민중으로부터 시작된 3.1운동은 의식 있는 민족지도자들에게 힘이 되었고, 그 결과 1919년 4월 11일 상하이에서 독립운동 대표자 29명이 모여 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회의를 열게 되었다. 이 회의에서 대한민국 국호와 민주공화제를 표방하는 임시헌정 10개조를 제정, 공포한 후 이승만을 수반으로 임시정부가 출범되었다.

오늘은 임시정부 수립을 기념하여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었다가 유치원 개학 연기사태로 직장 맘들의 사정을 고려하여 취소된 날이다. 직장 맘이 아닌 회사원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겠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임시정부 수립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뜻깊은 날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는 20여 년 전 상해를 방문했을 때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는 임시정부 수립에 대해 숙고해본 적이 없는 터라 보잘 것 없는 목조주택에 옹색하게 들어선 사무공간이 그저 초라해 보이기만 했다. 이제와 생각하니 그 좁은 공간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그 때가 부끄러워진다.

정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일에 매진한다고 한다. 오늘은 단 1분 만이라도 그분들의 존재를 생각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신현국 기자  nsset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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