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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미술과 사진[사진미술 인문학]
한국사진뉴스 편집장 신현국

1900년대 들어서면서 회화는 인상파의 색채를 완전히 벗어나면서 서서히 현대성을 띄게 된다. 이 시기를 모더니즘과 근대라고 표현하는데 미술사에 있어서 시대적 구분을 잠시 언급하면, 현대성의 ‘모던’과 ‘근대’의 두 단어는 상충되는 표현으로 인해 다소 혼돈을 불러와 시대성에 대한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고전주의 미술이 쇠퇴하기 시작하는 19세기 중반 인상파의 출현을 근대미술의 시작으로, 20세기를 전후한 시점부터 모더니즘미술의 출발로 보고 있다.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의 구분에 대해서도 정확한 구분은 없으며, 학자들 간에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보통 2차 대전을 전후한 1945년 이후를 현대미술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한편 20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사진은 인상파 회화가 저물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픽토리얼리즘’의 유행은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진의 진정한 예술에 대한 고민과 자성의 흔적들로 인해 20세기 사진은 ‘스트레이트 포토그라피’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 시킨다. 근대사진의 아버지라 불리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ed Stieglitz)는 회화적 사진을 거부하고 카메라의 기계적 속성만으로도 사진예술을 이룰 수 있음을 역설한다. 그는 오로지 카메라의 기능만을 이용한 순수한 스트레이트 사진이 진정한 사진예술이라 주장하며 1902년 ‘사진분리파’를 결성하고 이듬해인 1903년 계간지인 ‘카메라 워크’와 1905년 ‘291 갤러리’ 설립을 통해 사진분리파 회원들의 작품을 널리 알린다. 한편 스티글리츠는 291 갤러리를 통해 세잔, 로댕, 마티스, 피카소 등 유럽 근대미술을 최초로 미국에 소개하였으며, 새로운 미국 작가를 발굴하는 등 미국 현대미술의 보급에도 큰 역할을 한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이퀴벌런트'

1908년 로댕 전시회에서 처음 만난 그의 부인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는 스티글리츠의 제안으로 291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열고 후일 미국을 대표하는 여류화가로 성장하게 된다. 이처럼 스티글리츠는 291갤러리를 근대사진은 물론 유럽미술의 보급을 위한 전초기기로서 활용하였으며 새로운 예술가를 발굴해내는 창구로도 활용하였다. 스티글리츠의 미술에 대한 애정은 유럽에서 활동할 당시 접해온 추상적 유럽미술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그가 유럽미술을 통해 얻고자 했던 회화적 사진은 초창기 그의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1892년 뉴욕으로 돌아와 촬영한 ‘5번가의 겨울’은 아직도 유럽미술에 대한 애정의 흔적이다. 풍경보다 일상을 카메라에 담고자 했지만 대기 원근감의 희뿌연 느낌은 그가 회화적 사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07년 유럽행 여객선에서 촬영한 ‘삼등선실’을 통해 비로소 그가 지향한 ‘스트레이트 포토그라피’에 어느 정도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삼등선실’은 인상주의적 색채를 완전히 걷어내고 팬포커스의 선명한 영상으로 사회적 계층 간의 갈등과 불합리함을 한 장의 사진에 고스란히 담았다. 그의 전기 작품이 대체로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반면 그가 말기에 촬영한 구름사진인 ‘이퀴벌런트’처럼 후기 작품은 사진을 통해 다른 것을 말하는 방식의 은유적, 환유적 사진이다.이런 방식의 은유적 표현은 이전의 픽토리얼리즘 사진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폴 스트랜드, 에드워드 웨스턴 등 이후 20세기 사진가들의 작품에 영향을 준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삼등선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스티글리트를 근대사진의 아버지라 부르는 것이다. 스티글리츠의 스트레이트 사진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던 사람 중 한사람인 폴 스트랜드(Paul Strand)는 사진의 기록성을 통해 ‘즉물사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스티글리츠의 스트레이트 사진 운동을 완성한다. 그는 스티글리츠의 총애를 받으며 291갤러리 마지막 전시회를 장식했으며 그가 시도한 즉물 사진은 1920년대 알베르트 랭거 파취(Albert Renger Patzsch)의 신즉물주의와 에드워드 웨스턴(Edward Weston)에게 영향을 주었다.


에드워드 웨스턴은 폴 스트랜드의 즉물사진을 더욱 발전시켜 대형카메라를 이용한 디테일한 묘사와 조명효과를 통한 상징적 표현으로 정물사진은 물론 조형적 누드사진을 촬영했다. 그가 1936년에 촬영한 누드는 사진사에서 가장 유명한 누드사진으로 평가받는다. 1932년 에드워드 웨스턴에게 영향을 받은 안셀 아담스, 이모젠 커닝햄, 존 폴 에드워드 등의 사진가들은 ‘F64그룹’을 결성한다. ‘F64그룹’은 8 X 10 대형카메라와 최소한의 조리개인 f64를 이용하여 촬영한 웨스턴의 촬영 방법에서 연유한 이름이다. 도로디어 랭, 마가렛 버크 화이트와 함께 미국 3대 여류사진작가로 꼽히는 이모젠 커닝햄(Imogen Cunnigham)은 꽃, 누드, 포트레이트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녀의 작품들은 여성의 섬세함을 통해 극사실적 재현을 넘어 회화적 감성을 자극한다.

안셀 아담스

특히 안셀 아담스(Ansel Adams)는 흑백사진의 프린트 방식을 체계화한 최초의 인물로 사진에 풍부한 계조를 표현하기위한 ‘존 시스템(Zon System)’을 개발하였다. 그는 요세미티 계곡 등 미국 서부의 풍경을 촬영했는데 높은 선예도와 풍부한 계조가 표현된 그의 사진은 사실보다 더 사실적인 ‘하이퍼리얼리즘’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F64그룹은 사진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카메라로 촬영된 필름을 밀착인화만 가능한 백금프린트로 인화하였다. 백금 프린트는 강한 콘트라스트에서도 뛰어난 계조를 보여주기 때문에 풍경사진에서 효과적이다.


 20세기 초 사진은 19세기 말 유럽에서 일률적으로 나타났던 픽토리얼리즘 사진과 대비되는 일상의 스냅 샷, 다큐멘터리 사진 그리고 정물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사진이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게 된다. 

나영균 기자  siss477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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