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루브르 박물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규모와 역사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과 박물관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만약 미술관에 유명화가의 작품이 소장된 경우라면 그 나라 국민의 자부심은 두 배로 상승된다.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박물관에 소장된 피터 브뤼겔의 작품은 그의 고향 네델란드 사람들 보다 오히려 그의 작품이 소장된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자부심을 드높인다.

세계3대 박물관이라면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과 영국의 대영박물관 그리고 러시아의 에르미타주박물관을 꼽을 수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그렇다 치고 러시아의 박물관이 서열에 든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구소련의 ‘철의 장막’과 ‘예술’이 언뜻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은둔지’를 뜻하는 프랑스어 ‘에르미타시’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1764년 예카테리나 2세의 예술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시작된 미술관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다녀온 사람들은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건축과 미술품에 매료되어 러시아 사람들의 예술적 재능에 감탄하고 돌아온다.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은 잘 알려진 대로 나폴레옹 원정 당시 많은 고고학자가 동행하여 값어치 있는 고미술품을 모조리 가져다 놓은 곳이다. 때문에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 미술품은 물론 르네상스 미술품을 한자리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루이14세부터 미술품을 모아놓았던 루브루가 나폴레옹의 예술에 대한 애착으로 포화상태가 되자 궁전을 박물관으로 개관한 것이다.

미술품과 유물이 함께 전시되는 공간을 미술관이라고 해야 할지, 박물관이라고 해야 할지 의문이 간다. 영어로 ‘Museum'을 검색하면 미술관 또는 박물관으로 표기되어있다. 즉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다만 사설미술관이나 박물관과는 구분이 되며,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정식 명칭은 ’국립 에르미타주 미술관‘이다.

그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알고 싶다면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고, 미래를 알고 싶다면 도서관을 방문하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알기위해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국립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국립박물관은 지선이지만 전철역과 인접해서 그런대로 다행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접근성이 좋지 않다. 삶 속에서 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미술관이 살아있는 미술관이다.

다행히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삼청동에 새로 개관되면서 전통적인 미술관의 개념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의 형식으로 시민들과 친숙해지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접근성은 좋지 않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는 곳, 지하철에서 내려 바로 입장할 수 있는 곳,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루브르박물관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의 과거를 알기위해 특히 한국미술의 역사를 알기위해서는 국립미술관 보다 최초의 민간 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을 찾아야한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는 미술품들을 안타가워하며 사비를 들여 사들인 간송 전형필 선생님 덕분에 중요 문화재와 김홍도, 신윤복 등 조선 후기 중요 미술품들이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것이다. 국가가 할 수 없었던 큰일을 개인이 해낸 슬픈 역사의 단면이기도하다.

신현국  nsset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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