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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천상병동심문학상

수상자 전병호

수상동시집 『민들레 씨가 하는 말』 스토링

민들레씨가하는말-입체

<심사 소감>

전병호의 『민들레 씨가 하는 말』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전병호 시인은 9권의 동시집을 출간한 중견 동시인이다. 그 9권의 동시집은 저마다 다른 색깔을 띤 자기 변신의 전형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민들레 씨가 하는 말』도 전병호 시인의 또 다른 시적 변화를 보여주는 실험적 동시집이다. 이 동시집은 ‘씨앗동시집’이라 이름 붙인 만큼 4행 미만의 짧은 동시들만 모아놓았다. 씨앗동시란 무엇인가. 씨앗이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신비한 잠재력이요 그런 근원의 힘이라면, 씨앗동시는 시심의 근원, 그 응축된 동심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곧 극소의 언어로 빚어낸 동시, 극도의 절제된 동심적 서정의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심적 언어는 단순 간결 명쾌하게 살아 있는 말이다. 이러한 시적 실험을 보여준 동시집이 『민들레 씨가 하는 말』이다.

군더더기 없이 짧은 말로 명쾌하게 의미를 드러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동시집에는 75편의 짧은 동시로만 채워져 있다. 실험성이 담겨 있는 만큼 그만한 시적 모험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일이다. 폰을 잠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소통하는 스마트폰 시대에는 일침의 자극을 줄 만한 짧은 시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바로 깊은 내면에 침잠된 정서와 극도의 절제된 언어로 사물과 현상을 의미화한 이 『민들레 씨가 하는 말』은 오늘날 동시 쓰기에 한 자극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올해의 천상병동심문학상으로 선정하였다.

 

-본심 심사위원 김용희(아동문학평론가), 이창건(동시인)

 

<수상 소감>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문득 든 생각은 ‘부끄러움’이었습니다. 기쁨, 슬픔, 즐거움, 괴로움 등 수많은 감정이 있을 것인데 왜 하필 부끄러움일까? 나 자신도 의아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그것은 지금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직장도 다녔고요. 딸 아들도 잘 자라 결혼까지 했어요.

무욕의 삶을 사셨던 그분,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으로 평가되는 그분, 천상병 시인. 그분 이름으로 주는 상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과연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또는 상을 받을 시를 썼는지 고민스럽게 돌아본 것도 사실입니다.

돌아보니 등단한 지 실제로는 벌써 4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동안 시, 동시, 평론을 써 왔고, 이 분야의 저서로 동시집 9권, 시집 1권을 내었으니 누가 보아도 내 문학의 주류는 동시 문학이라고 할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습관처럼 하게 된 말이지만 나는 내가 동시 쓰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들수록 여러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그것은 고단했던 나의 삶 속에서 동시가 많은 위로와 위안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린이를 위해서 쓴다고 쓴 동시가 오히려 나를 많이 위로해 준 것이지요.

미래의 어느 날에도 나는 변함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동시를 쓰고 있을 것입니다.

심사위원을 비롯한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전병호시인

 

약력 전병호

- 등단 :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1982), 심상 시 당선(1990)

- 저서 : 동시집 󰡔민들레 씨가 하는 말󰡕, 󰡔들꽃 초등학교󰡕, 󰡔봄으로 가는 버스󰡕, 󰡔아, 명량대첩!󰡕, 󰡔백두산 돌은 따듯하다󰡕 외, 시집 󰡔금왕을 찾아가며󰡕, 시 그림책 󰡔우리 집 하늘󰡕 등.

- 경기 평택 군문초등학교 교장 정년 퇴임.

제8대 한국동시문학회 회장 지냄.

- 수상 : 세종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외

 

*대표 동시 5편

 

「꽃향기」

꽃을 만졌더니

내 손에서 향기 난다.

만나는 친구마다

손잡아 주어야지.

 

「흑장미」

그림자도 흑장미

 

「별」

누군가

비워두었던 방에 돌아와

등을 켠다.

밤새 반짝인다.

 

「땅에 떨어진 모과」

껌껌하다.

 

「민들레 씨가 하는 말」

자, 이제 세상을 향해 날아갈 시간이야.

 

 

나영균 기자  siss477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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