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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석의 사진잡학사전-1]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장 박주석 교수

한국사진사를 공부하면서 항상 가장 좋은 사료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진 전문 잡지라는 사실을 느낍니다. 1948년 창간했다가 6.25 전쟁으로 중단된 <사진문화>부터 1976년 창간한 <영상>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진 분야에는 월간의 잡지 한 권 정도는 항상 나오고 있었습니다. 자료를 찾느라 과거 사진잡지를 읽다보면 재미난 글들이 눈에 띱니다. 당시는 무척 진지한 내용이었겠지만 지금 보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 칼럼을 통해 과거 잡지에 실린 어른들의 사진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일명 <사진잡학>입니다.

 1969년 4월호 월간 <포토그라피>에는 ‘사진으로 돈을 벌려면’이란 기사가 있습니다.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사진 산업 또한 커지는 상황에서 사진으로 먹고 살고자하는 독자들의 수요를 감안한 글로 보입니다. 핵심은 “돈을 잘 벌려면 유명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유명해지면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아진다. 외국 사진작가들이 유명해진 경위와 일화를 소개할테니 참고하시라” 뭐 이런 내용입니다. 총 8가지 방법으로 정리를 해놓았습니다.

첫째로 ‘세뇌공작’을 하라는 내용입니다. 직접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대단치 않은 일이라도 큰 소리로 자기 자랑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기에 억눌려 자기를 대단한 사람으로 알게 된다. 별로 내용이 없는 일이라도 적당한 기술용어와 예술용어를 섞어가면서 자기를 선전하고 사람들에게 자기가 대단한 작가라는 인식을 주는 것은 자기를 유명하게 만드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이다.”라는 것입니다. 일부 비난은 있을 수 있으나 사실 여부를 꼬치꼬치 따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 해보라고 권합니다.

 둘째로 ‘책을 만들어라’는 권고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저술한 책을 자기 비용으로 출판하는 일에 매우 인색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 비용으로 하되 돈이 아까워 볼품없는 책을 만든다. 이것은 모두 잘못이다. 자기의 돈을 얼마든지 쓰면서 책을 내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타계한 유명한 6.25전쟁 사진가 ‘데이비드 더글러스 던컨’이 1961년 출간한 <Picasso’s Picasso>와 1968년 출간한 <I Protest!>를 예로 들면서, 둘 다 자비로 좋은 책을 냈고 그 때문에 유명해지고 성공한 사진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견본을 보내라’입니다. 자기 사진을 작게라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주 보내주면 그 자체로 굉장히 훌륭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엽서만한 크기의 사진에는 주소만 쓰고 우표만 부치면 그림엽서가 되므로 이런 것을 이용해도 되고 실패작이라도(인화가 잘못된 것, 또는 쓰고 남은 것) 뒤에 주소와 전화번호를 고무도장으로 찍어 여러 장 보내면 받는 사람은 그것으로 사진첩이 된다.”고 상세한 방법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프레드 볼드윈(Fred Baldwin)은 자기를 바다의 괴물을 찍는 사람으로 그려놓고, 댄 크레머(Dan kremer)는 자기의 명함을 상호가 새겨진 필름 모퉁이로 만들어 써서 성공했다는 예를 듭니다.

 넷째로는 ‘대리인을 구하라’는 권고입니다. 사진작가들은 대개 작품을 판매하는데 소질이 없으니 장사에 소질이 있는 작품을 팔아 줄 수 있는 대리인을 고용하라고 합니다. 오늘날은 이런 직업을 ‘에이전시’ 또는 ‘딜러’라고 부르지만 이 잡지에는 ‘세일즈맨’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하지만 부담도 좀 있다고 경고하며 주의사항을 적어 놓았습니다. “이것은 말로는 매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어떤 세일즈맨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진을 작가가 만들기를 바라며, 그 결과 작가는 그의 말대로 하기 싫어서 두 사람은 결렬이 되고 돈 벌이도 안되며 평도 나빠진다. 좋은 세일즈맨이란 작가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흔치 않고 구하기도 힘든데 이런 사람은 작가가 좋아하는 종류의 일을 맡아오고 일도 잘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유명한 작가는 너무 바빠서 작품 팔 시간이 없으니 좋은 대리인을 만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좋은 대리인이 일을 열심히 하면 작가도 열심히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금상천화라고 전합니다.

 나머지 네 가지 방법은 다음 소식에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현국 기자  nsset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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