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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심리학]모든 충격적 사건이 누구에게나 다 트라우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고 / 큰사랑심리상담소원장 정지윤 T.02)3661-7276

 사람들은 종종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혼동한다.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는 의학적으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고 회복 되는 과정도 다르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감정과 신체적 반응은 시간이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하지만 트라우마는 시간이 갈수록 또렷이 생각나고 그 감정을 그대로 느끼며 울컥하는 감정이나 참을 수 없는 화가 나는 감정으로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마음을 힘들게 만든다.

또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비슷한 환경이나 경험과 마주치면 강렬한 신체적 정서적 반응을 보인다. 트라우마 반응은 아이나 어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어른은 자신의 감정상태를 잘 알고 그 고통을 표현 할 수 있고 소통이 가능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표현도 서투르며 어려움에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부모는 어느 날 예상치 못한 행동이나 반응으로 트라우마가 터져 나오기 전에 자녀의 감정과 내면의 경험에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고 대화를 시도하며 살펴야 한다.

 아무도 우리 아이에게 트라우마 경험이 없다고 확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아이들이 경험하는 모든 충격적 사건이 다 트라우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똑같이 놀랍고 충격적인 일을 경험해도 아이마다 반응이 다르다. 어떤 아이는 별다른 반응 없이 지나가고 어떤 아이는 두고두고 영향을 받으며 트라우마로 남는다.


어떤 요인 때문에 특정 사건이 트라우마 경험으로 남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첫째. 아이가 받은 충격의 강도가 클수록, 아이가 어릴수록,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친구와 놀이터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넘어진 일보다는 놀이터에서 이유 없이 큰 형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면 사건의 강도만으로도 충격의 정도가 클 것이다.

둘째. 주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사건과 거리감이 가까울수록 트라우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일을 목격하거나 TV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집단 괴롭힘이나 왕따를 당해 자살한 학생에 대한 기사를 보면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일부가 불안 증세를 보이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있다. 주변 친구가 고통을 받고 자살을 했다는 소식 자체가 트라우마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일어난 사건 이후의 주위 반응이 부정적일수록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트라우마 경험은 일어난 사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경험한 사건 자체보다 그 이후의 경험이 더 큰 충격으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트라우마는 조심스럽게 다루어야한다. “너 왜 그래? 뭐가 문제야? 언제부터 그랬어?”, “왜 안하던 행동을 하고 그래? 엄마에게 얘기해 봐? 말을 해야 알지?” 이렇게 다그치면 아이들은 더 말을 못하고 불안해하며 불편함을 말을 못 한다. 다그치면서 자초지종을 묻는 것은 아이를 돕는 길이 아니라 더 압박 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너무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곁에서 부드럽게 토닥여주고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엄마 아빠는 언제든지 옆에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아이가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아이는 ‘나에게 일어난 일은 내 잘못이 아니고, 나에게는 든든한 내 편이 있다’ 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당황스런 순간의 트라우마 예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천해본다.”

첫째. 아이보다 더 놀라거나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아이가 다치거나 놀랐을 때 언성을 높여 이렇게 말하는 부모는 아닌지? “그러게 내가 조심하라고 했지? 어쩌다가 그랬어. 속상하게!” 아이가 위험해지면 부모 역시 놀라고 당황해서 그 감정을 여과 없이 아이한테 표현할 때가 있다. 심지어 조심하지 않은 것을 혼내기까지 한다. 그러면 아이는 다친 것에 놀라고 부모님의 반응에 두렵고 놀라며 흥분의 반응을 처리하지 못하여 그 감정은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아이 앞에서는 응급 상황일수록 다급하고 불안할수록 부모의 표정과 태도에 민감하고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아이를 최대한 안정시키고 잘 관찰한다.
 아이가 너무 놀라 얼굴이 창백해지고 눈빛이 흐릿해지거나 지나치게 흥분하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또는 분명히 놀라야 될 상황인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처럼 행동하고 지나치게 평온한 경우처럼 평소와 다르게 반응한다고 느껴지면 아이를 최대한 안정시키고 잘 관찰해야 한다. 부모가 차분하고 안정적인 목소리로 안심시키면 “내가 너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의미가 아이에 전달된다.

셋째. 흥분된 신체 반응이 잘 가라앉도록 돕는다.
 놀라는 일을 경험하면 여러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이것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으려면 이전의 평온한 상태로 잘 돌아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주의를 돌려 자신의 신체 느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지금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몸을 훑어보면 어떤 느낌이 드니?”, “어디 불편하고 아프니? 배가 아파? 배의 어느 쪽이 아프니?”
이때 아이의 표현을 통해서 아이 감정이나 고통을 객관적으로 부모가 이해할 수 있다. 아이가 다치거나 놀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이렇게 묻고 답하는 동안 아이는 어느 새 울음을 그치거나 몸 떨림을 멈추거나 다른 얘기를 하면서 편안해진다. 이런 것은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들이다. 그렇더라도 마지막까지 아이를 잘 관찰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될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을 부모가 미리 막아줄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의 그런 경험들이 평생 남는 트라우마가 되지 않도록 결정적 순간에 보호하고 도와줄 수는 있다.

아이의 기분에 주의를 기울이고 아이의 상처회복 능력을 믿고 결정적 순간에 가장 든든한 안식처가 되어준다면 트라우마로 남는 사건은 없을 것이다.

나영균 기자  siss477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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