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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어떻게 예술이되었는가미술의 탄생


 예술의 어원은 Ars(학문)와 Techne(기술)에서 유래되었다. 당시 학문이라 함은 철학적 사고를 지칭하므로 예술은 철학자와 기술자의 합성어로 이해되며, 세상을 보는 안목을 통해 창작행위를 하는 사람을 예술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세에 활동했던 미술가를 예술가라고 할 수 있는가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중세의 미술가들은 철학적 사고와 무관하게 오로지 정해진 캐논(Canon)에 의해 미술품을 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를 예술가라고 부르는 것에 어색함이 없는 것은 그들이 철학적 사고에 의한 창작행위를 했다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대의 미술은 과연 어떠했는지, 그리고 고대의 미술가들을 예술가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인류최초의 미술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알티미라 동굴벽화와 라스코동굴 벽화, 쇼베동굴 벽화를 이야기한다. 구석기시대의 미술을 보면 지금도 그 사실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현실묘사는 시대를 뛰어넘어 예술이라 인정받을 만큼 우수하다. 그렇다면 당시 동굴벽화를 그렸던 사람들을 예술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기술적 완벽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장인이라 부른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예술가라고 자처한다면, 진짜 예술가(논란의 여지는 많지만)들은 분명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반론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바로 사진 발명 초기에 화가들이 사진을 비난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당시 동굴벽화를 그렸던 사람들을 예술가라고 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행위가 철학적 사고에 기반 한 작품 활동이 아니라 단지 성공적인 사냥을 기원하는 주술적 목적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즉, 동굴에 그림을 그리고 벽화를 대상으로 창던지기 연습을 통해 확신과 믿음을 기원하는 주술적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동굴벽화 이후 수 천 년이 지난 후 미술은 어느 정도 진보되었을까,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발전은커녕 구석기시대의 미술보다도 오히려 퇴보된 듯한 이집트 미술이 나타난다. 이집트 미술의 특징은 마치 피카소의 작품을 보는 듯, 얼굴의 방향과 몸의 방향 그리고 발의 방향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1만년이 지난 후 나타난 미술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부자연스럽기 그지없다. 당시 이집트는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으로 죽은 자는 태양신 라의 인도로 사후세계에서 영생을 누린다고 믿어왔다.  때문에 사람의 몸은 늘 정면 성을 유지해서 사후에도 태양신 라가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영정용 사진에 측면이나, 뒷면사진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러한 이유로 이집트 미술 역시 정해진 캐논에 의해서 그려졌으며, 누가 그려도 똑같은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 창작성은 절대 허용되지 않았으며, 미술의 목적 역시 1만 년 전의 동굴벽화와 다를 바 없었다. 인류 역사에 최초의 예술품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은 그리스 남부의 크레타 섬에서 시작된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의 영향을 받은 크레타 섬에서 그리스 미케네 문명에 영향을 준 크레타 문명이라고 하는 새로운 문명이 시작된다. 그들은 비현실적인 이집트미술과는 다른 현실적 인체미를 재현하고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리스인들은 미케네 문명을 발전시켜 그들만의 자유로운 표현으로 보다 현실적인 작품을 만들어간다. 그리스 미술은 이집트 미술과 달리 인체의 곡선을 강조하고 역동적 인체미를 표현한다. 가장 이상적인 인체미를 표현하기위해 그들은 인체의 각 부분을 이상적 인체로 대체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즉 사실적 표현을 추구하면서도 조화와 균형의 완벽함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그리스 미술품 중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품으로 비너스와 승리의 여신 니케(Nike)는 조화와 균형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비너스상의 약간 뒤틀린 몸짓은 이미 계산된 콘트라포스토(Contraposto) 기법으로 한쪽 발에 무게중심을 두면서도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균형미를 잃지 않고 있다. 모텔촬영 시 모델의 스탠딩 포즈 역시 그리스미술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기법은 이집트 미술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방식이며, 이것은 이들의 미에 대한 개념이 얼마나 진보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집트 미술과 그리스 미술을 비교하는 것은 사실 그들의 기술적 표현 능력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 차이에서 볼 수 있으며, 고대 동굴벽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미술의 발전은 사고의 발전이라고도 이야기 할 수 있다. 이집트의 파라오 체제는 개인성을 인정하지 않은 반면 민주주의가 발달한 그리스는 개인의 창작적 사유가 자유롭게 보장되었다. 이러한 사회 문화적 차이가 결국, 미술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결국 예술은 사회제도에 큰 영향을 받으며 발전 또는 퇴보하게 되는 것이다.

신현국  nsset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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